나의 글은 어느새 메말라 있었다. 지식을 쌓기 위한 노력이 되려 글쓰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사회과학 서적만 열심히 들여다본 것이 그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번역서로, 짜임새 있는 정보였지 살아 있는 글은 아니었던 것이다. 내 말글살이에 물을 주고 있는 줄 알았으나 오히려 해를 가하고 있었다. 표현은 보고 듣고 소화한 만큼 배출되는데, 나도 어느새 건조한 문체로 글을 쓰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어떻게 하면 글에 생기가 돋을까 거듭 고민했다. 절실했다. 고민을 방치하지 않고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차근차근 해결하기로 했다. 운이 좋게도 달포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독서모임을 가졌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2012, 마로니에북스) 전 권을 스무 개월에 걸쳐 읽기로 계획했다. 독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