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카페 14

갈십리, 여기에 정말 카페가 있는 거 맞아?

오랜만에 군대 친구들과 시간을 가졌다. 이게 벌써 얼마만이야? 말 나온 김에 캘린더를 뒤져 보니 작년 7월에 만남이 마지막이었다. 그 사이에 한 명은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취업을 걱정하고 있다. 나는 어제 1차 채용에 떨어져 쓴 맛을 보고 있다. 왕십리역 6번 출구 앞에 순곱이네에서 순대곱창전골로 저녁을 부시고 카페로 향했다. 왕십리는 뭐가 많을 것 같으면서도 없다. 다행히 즐겨찾기 해 둔 카페가 있었다. 갈십리였다. 지도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가는 길이 왕십리 맛골목이라 여기에 카페가 있는 게 맞나 의심했다. 이 일대를 모르는 사람이 아닌데 여기에 정말 카페가 있다고? 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어 정말 있네. 영업시간 매일 11:00 ~ 23:00 휴무일 연중무휴 (명절은 인스타 공..

카페 2021.03.20

혜화역_휴식하기 좋은 카페, 비스까미노(bis camino)

Bis Camino(비스까미노), 이름부터 독특한 이 곳은 혜화동에서 문을 연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은 카페다. 스페인어로 '비스(bis)'는 '앵콜'을 의미하고, '까미노(camino)'는 '길'을 의미한다. 사장님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신 분이다. 여정이 길었던 만큼 여운도 길었던 모양이다. 다시 한 번 그 길을 회상하며 카페 이름을 지으신 것 같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특별함은 카페의 야외 테라스에 마련된 사진 전시로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다. 벌써 두 번째 방문이다. 차분하고 고요해서 좋다. 휴식하기 안성맞춤인 카페라는 생각이 든다. 긴 호흡의 대화나 공부를 하기에도 좋은 자리다. 커피는 풍미 있고 디저트는 담백하니 맛있어서 더욱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곳이다. 이곳을 운영하시는 가족분들은 전..

카페 2020.11.17

계절을 머금은 카페, 스태픽스 (서촌, 사직로)

서촌에 가면 경복궁역 주변만 둘러봤던 것 같다. 이번에도 역 근처에 있는 카페를 방문하려다가 조금 더 걸음을 옮겨 보기로 했다. 사직공원을 시작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가면 배화여고가 보인다. 고요한 동네였다. 사직공원에서 얼마 걷지 않았는데 이렇게 분위기가 다를 수가 있구나. 충분히 걸어서 예열도 했겠다 앉을 곳을 찾았다. 가을인 만큼 주변이 트여 있고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스태픽스가 제격이었다. 아까 사직공원에서 올라 온 언덕 정상에 있다. 입구가 정면으로 보이지 않아서 자칫 지나칠 수 있다. "여기인가?"라고 생각이 들면 그곳이 스태픽스다. 담벼락 너머 거대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우뚝 서 있다. 주말이라 이용객이 많다. 야외 좌석은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실내는 따듯한 만큼 사람이..

카페 2020.11.12

흰머리오목눈이처럼 머물다 가기 좋은 곳_의왕역 커피트레인

수원은 나에게 제 2의 고향이다. 그중에서도 의왕은 거대한 놀이터다. 많은 추억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러나 딱히 오래 머물고 싶은 카페라곤 없었다. 대부분 스승님과 시간을 가진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머물 만한 장소가 없었던 것이다. 허름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세련되지 않은 그런 곳, 세대 격차를 희석시킬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커피트레인이다. 카페 입구에서 기관사 아저씨와 흰머리오목눈이가 인사를 건넨다. 탐조 전문가이신 스승님은 동정하시고 미소를 머금으셨다. 담백한 바게뜨와 달달한 빵, 커피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로 주문했다. 커피 맛이 좋다. 탄맛이 없고 쓴맛이 난다. 2번째 방문에 '오늘의 핸드드립'도 마셔 봤다. 브라질 원두로 내린 커피였다. 남미 특유의 쓴맛이 살아 있다. 빵도 맛있다. 3층..

카페 2020.11.12

예술가가 되는 곳, 예와생 스튜디오 카페에서.

2018.12.23.일.춘천여행_2018년 12월의 예와생 _ 해가 따스함을 감출 무렵, 능선을 타고 내려와 예와생 스튜디오 카페에 도착했다. 땅거미가 지자 파란색 담장 너머 오드리 헵번의 미소는 더 밝게 빛난다. 현관에 들어서면 카페에 머물다 간 손님들의 따스한 미소가 스며든 사진이 뒤를 잇는다. 이내 고개를 돌리면 내 미소도 남길 수 있는 스튜디오가 보인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친절하다. 높이가 낮고 걸음이 편안하다. 계단 구석에 자리한 화분과 글귀를 마주하니 썩 차분해진다. 진정된 마음은 곧장 펼쳐지는 아름다운 카페에 요동친다. 뷰카메라와 RF카메라는 고개를 쑥 내밀어 인사하고 액자는 뒤에서 기웃거린다. 꽃들도 여기저기서 아는 체하고 반겨준다.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당신을 담아가시라고 입을 ..

카페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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