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설쳤다. 겨우 잠에 들었지만 결국 꿈을 꾸었다. 길고 특이한 꿈이었다. 하늘을 나는 꿈이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바라던 일이 이뤄진다는 꿈이라고 한다. 면접 날 아침, 시작이 좋다. 꿈과 다르게 하늘이 어둡다. 진눈깨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늦은 아침을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시곗바늘은 출발시간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뭐 빠뜨린 건 없는지 구두를 낑낑거리며 신고 불안한 걸음을 내딛는다. 스마트폰은 까먹어도 준비한 멘트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내 마음을 언제 엿듣고 있었던지 해는 구름을 비집고 고개를 내밀었다. 위로의 한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14시 15분, 승객이 거의 없을 시간이다. 4호선에서 3호선으로 환승하는 길 내내 엉덩이를 붙일 수 있었다. 긴장일까 적응일까, 지하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