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드로잉 카페 9

수유 카페 키치(Kitsch)_청귤에이드(시즌메뉴)

@se_ah.art (세아) 작가님의 전시가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시즌 메뉴로 '청귤 에이드'가 등장했는데도 그간 맛보지 못했다. 다음 주면 촬영과 미팅이 좌르륵 자리 잡혀 있어서 더욱 분주하기 전에 카페를 들렸다. 작가님의 전시를 그냥 보낼 수도 없고 말이다. 주말이기도 해서 동생과 함께 움직였다. 가뿐히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언제나 좋은 분위기가 나를 맞이한다. 오늘은 멋진 남자 사장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여느 때처럼 음료에 디저트를 곁들인 주문을 했다. 꼭 청귤에이드를 먹어야 한다고 하도 떠들어 대서 동생은 자연스럽게 청귤 에이드로 이끌렸다. 동생과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청귤에이드를 맛보았던 것이다. 에이드가 얼마나 맛있겠냐고 의심을 품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기대는 했는데, 기대..

카페 2020.09.19

아빠의 글, 딸의 답장_그려오네(@graea_oh_nae) 작가님의 전시_수유 카페 키치(Kitsch)

위로는 글쓰기로 다가오기도 한다. 가슴 안에 가득찬 응어리를 종이에 꾹꾹 눌러담으면 어느새 위로가 문을 두드린다. 솔직하게 적어 내려갈수록 평온함과 가까워진다.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는 독자에게 많은 공감을 얻는다.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언제 내 머릿 속을 다녀갔지?" 우리네 삶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는 글쓴이의 진심에 위로 받는다. 글쓴이의 용기를 읽고 박수를 보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 여인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그려오네 작가님의 자화상이다. 솔직함의 표상이 아닐까 묵상해 본다.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 헤치겠다는 의지가 아닐까. 그런데 무언가 익숙하다. 비단 작가님의 자화상을 보고 있는 것만이 아닌 것 같다. 작가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번진다. 캔버스..

전시 2020.08.25

"우주 좋아하세요?"_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_수유 카페 키치(Kitsch)

"우주, 좋아하세요?" 수유 카페 키치 사장님의 아들 이름이 '우주'라는 걸 알기에 나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살피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하하, 저희 딸 말구요~" 나는 알쓸신잡에 등장하는 여러 박사님들을 통해 뇌과학과 물리학에 이미 매료돼 있던 터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탐독했기에 전략적 독서 목록에 들어 있는 「코스모스」(칼 세이건)에도 관심이 가득한 상태였다. 질문에 준비가 되있는 상태다. "네네! 물론이죠(?)!" 사장님은 감명 깊게 읽으셨다는 책을 소개해 주셨다. 책을 가지러 가는 도중에 「코스모스」를 언급하셔서 반가움이 밀려왔다. 그 밖에도 오래된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가 어우러져 책상에 풍미가 돌았다. 최근 블로그에 한 일화를 소개하기 위해 「인간관계론」을 참고하고 싶었는데 ..

카페 2020.08.11

수유 카페 키치(Kitsch)_스콘 맛집_쑥스럽스콘(신상 스콘)

쑥스럽스콘(실제 메뉴 이름) 주변에 전통시장이 곁에 있어서 그런지 카페에서 종종 어르신들도 찾아주시는 것 같아 보였다. 배려가 엿보이는 신메뉴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담백한 맛, 오래 머무는 맛이다. 나도 그만큼 이곳에 오래 머물다 가고 싶다고나 할까. 어떤 빵은 먹으면 저절로 미소가 흐른다. 맛은 뇌가 느낀다. 뇌는 감각과 감정으로 얽힌 기억을 부른다.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가 떠오른다. 두 번 연달아 포크질 해야 맛의 진가가 나타난다. 입에 넣으면 달달한 소보로와 은은한 쑥맛이 참 좋다. 멍때리기 좋은 맛이랄까. 혼자 고요히 사색하기에 훌륭한 동반자다. 이럴 때 만큼은 음료를 입에 넣어 방해 받고 싶지 않다. 이렇게 칭찬일색이니 스콘이 부끄러웠나보다 "이거 참 쑥스럽스코온~" [카페] - 수유..

카페 2020.08.11

뜻밖의 생일 선물_수유 카페 키치(Kitsch)

오랜만에 내 안식처를 찾아갔다. 이게 벌써 몇 주만인가. 체감상 며칠 밖에 안 된 것 같았다. 사장님은 마스크 넘어 반가운 눈웃음으로 맞이해 주셨다. 눈이 입을 대신해 안부를 나눴다. 익숙한 멜로디가 한쪽 어깨를 쓸어내려 주고 실패 없는 디저트와 음료가 반대쪽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방문만으로도 위안이고 기쁨인데, 사장님은 집가는 길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셨다. 생일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서 탁 트인 우이천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서 포장지를 열어보니 감동이 있었고 감동 안에는 또 감동이 있었다. (진짜 열자마자 헤엑 하고 놀랐다.) 돌아갈 곳이 있으며 언제나 알아봐 주고 맞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그리고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 진심으로 관계를 맺는다는 것..

카페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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