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가을 6

계절을 머금은 카페, 스태픽스 (서촌, 사직로)

서촌에 가면 경복궁역 주변만 둘러봤던 것 같다. 이번에도 역 근처에 있는 카페를 방문하려다가 조금 더 걸음을 옮겨 보기로 했다. 사직공원을 시작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가면 배화여고가 보인다. 고요한 동네였다. 사직공원에서 얼마 걷지 않았는데 이렇게 분위기가 다를 수가 있구나. 충분히 걸어서 예열도 했겠다 앉을 곳을 찾았다. 가을인 만큼 주변이 트여 있고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스태픽스가 제격이었다. 아까 사직공원에서 올라 온 언덕 정상에 있다. 입구가 정면으로 보이지 않아서 자칫 지나칠 수 있다. "여기인가?"라고 생각이 들면 그곳이 스태픽스다. 담벼락 너머 거대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우뚝 서 있다. 주말이라 이용객이 많다. 야외 좌석은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실내는 따듯한 만큼 사람이..

카페 2020.11.12

찬란했던 가을_수원 화성에서 사진 산책

스승님과 선배님이랑 찬란한 가을을 나란히 거닐었다. 사람들은 수원 화성의 성곽을 안팎으로 늘비해 있다. 마음이 흔들리고 설레는 것이 나만 그런가 하고 바깥을 살피러 나온 기색이다. 알록달록, 단풍이 물들었거니와 올록볼록, 표정이 솟아 있다. 다람쥐가 양볼에 도토리를 쑤셔넣는 얼굴처럼 행복해 보인다. 수원 시민의 미소는 서울의 것과 달라보였다. 제각기 다른 걸음으로 산책하는 이유는 삶의 중심이 제각기 다른 까닭일 테다. 위태로우면 빠른 걸음, 평화로우면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 줄타기와 삶이 다르지 않다. 오늘은 느린 걸음, 차분한 심호흡 같은 걸음으로 흘러들어오는 가을을 느꼈다. 스승님과 선배님, 다른 삶을 살아가도 사진만큼은 내려놓지 않았기 때문일까. 오래 기억될 만한 출사였다. 노릇하게 잘 구워진 붕어..

기록 2020.11.02

우이천에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다.

우이천의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다. 망원 줌렌즈에 BPM 1/8은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오는지 테스트할 겸 산책을 나왔다. 땅거미가 지기전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투를 걸치지 않았다. 며칠 사이에 코트와 패딩을 찾게 됐다. 찬 공기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서 내 곁으로 다가온 계절이 가을인지 겨울인지 헷갈린다. 낙엽들이 감처럼 열리고 햇빛에 부딪힌다. 바람에 나부껴 조잘거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가을임을 알려준다. 벚나무들끼리 내년 봄에 느낄 설렘을 가을에 벌써 떠들고 있다.

사진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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