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수유 키치 11

관계와 문양, 카페에서 특별한 사진 남기는 법_어제(@yes___terday) 작가님(설학영 작가님)의 전시_수유 카페 키치(Kitsch)

"if your pictures aren't good enough you're not close enough."_Robert Capa _만약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_로버트 카파 초점거리 35mm 렌즈를 흔히 '카페 렌즈'라고 부른다. 건너편에 앉아 있는 상대와 배경을 자연스럽게 담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각과 비슷하다고 느낀 적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대부분 스마트폰 일반 카메라의 화각은 30mm 내외를 맴돈다. 우리는 이미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에 익숙해서인지 특별함을 느끼기 쉽지 않다. 특별함은 오히려 한 발 다가설 때 찾아온다. 내가 보고 있는 장면 전체를 담는 것은 눈으로도 할 수 있다. 인상(impression..

전시 2020.10.06

지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_어제(@yes___terday) 작가님(설학영 작가님)의 전시_수유 카페 키치(Kitsch)

생명을 얻은 이래로 세상 모든 것들을 느낀다. 들숨과 날숨, 여미는 바람, 연두빛 찰랑이는 청보리밭, 속 시원히 부딪히는 파도 소리. 시끌벅적한 사회 속에서 겪는 경험도 느낌의 일부다. 지식도 교양도 보고 배운 전부가 의식과 무의식을 구분하지 않고 쌓여간다. 살아가는 날이 길수록 익숙함은 늘고 낯섦은 줄어든다.이제껏 휙 하고 지나쳤던 들꽃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마주한 적이 있는가. 마냥 어려웠던 시가 훗날 당신의 눈물을 훔친 적이 있는가. 어느 날 엄마의 마음이 이해된 적이 있는가. 익숙함은 다시 낯선 씨앗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순환한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 기시감(데자뷰)은 다시 미시감(자메뷰)을 낳고 미시감은 다시 기시감을 낳는다. "그림뿐만 아니라 사진을 하셨구나."@yes___ter..

전시 2020.10.05

수유 카페 키치(Kitsch)_청귤에이드(시즌메뉴)

@se_ah.art (세아) 작가님의 전시가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시즌 메뉴로 '청귤 에이드'가 등장했는데도 그간 맛보지 못했다. 다음 주면 촬영과 미팅이 좌르륵 자리 잡혀 있어서 더욱 분주하기 전에 카페를 들렸다. 작가님의 전시를 그냥 보낼 수도 없고 말이다. 주말이기도 해서 동생과 함께 움직였다. 가뿐히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언제나 좋은 분위기가 나를 맞이한다. 오늘은 멋진 남자 사장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여느 때처럼 음료에 디저트를 곁들인 주문을 했다. 꼭 청귤에이드를 먹어야 한다고 하도 떠들어 대서 동생은 자연스럽게 청귤 에이드로 이끌렸다. 동생과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청귤에이드를 맛보았던 것이다. 에이드가 얼마나 맛있겠냐고 의심을 품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기대는 했는데, 기대..

카페 2020.09.19

아빠의 글, 딸의 답장_그려오네(@graea_oh_nae) 작가님의 전시_수유 카페 키치(Kitsch)

위로는 글쓰기로 다가오기도 한다. 가슴 안에 가득찬 응어리를 종이에 꾹꾹 눌러담으면 어느새 위로가 문을 두드린다. 솔직하게 적어 내려갈수록 평온함과 가까워진다.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는 독자에게 많은 공감을 얻는다.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언제 내 머릿 속을 다녀갔지?" 우리네 삶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는 글쓴이의 진심에 위로 받는다. 글쓴이의 용기를 읽고 박수를 보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 여인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그려오네 작가님의 자화상이다. 솔직함의 표상이 아닐까 묵상해 본다.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 헤치겠다는 의지가 아닐까. 그런데 무언가 익숙하다. 비단 작가님의 자화상을 보고 있는 것만이 아닌 것 같다. 작가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번진다. 캔버스..

전시 2020.08.25

"우주 좋아하세요?"_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_수유 카페 키치(Kitsch)

"우주, 좋아하세요?" 수유 카페 키치 사장님의 아들 이름이 '우주'라는 걸 알기에 나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살피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하하, 저희 딸 말구요~" 나는 알쓸신잡에 등장하는 여러 박사님들을 통해 뇌과학과 물리학에 이미 매료돼 있던 터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탐독했기에 전략적 독서 목록에 들어 있는 「코스모스」(칼 세이건)에도 관심이 가득한 상태였다. 질문에 준비가 되있는 상태다. "네네! 물론이죠(?)!" 사장님은 감명 깊게 읽으셨다는 책을 소개해 주셨다. 책을 가지러 가는 도중에 「코스모스」를 언급하셔서 반가움이 밀려왔다. 그 밖에도 오래된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가 어우러져 책상에 풍미가 돌았다. 최근 블로그에 한 일화를 소개하기 위해 「인간관계론」을 참고하고 싶었는데 ..

카페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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