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기록

찬란했던 가을_수원 화성에서 사진 산책

몽비, 2020. 11. 2. 11:27

스승님과 선배님이랑 찬란한 가을을 나란히 거닐었다. 사람들은 수원 화성의 성곽을 안팎으로 늘비해 있다. 마음이 흔들리고 설레는 것이 나만 그런가 하고 바깥을 살피러 나온 기색이다. 알록달록, 단풍이 물들었거니와 올록볼록, 표정이 솟아 있다. 다람쥐가 양볼에 도토리를 쑤셔넣는 얼굴처럼 행복해 보인다. 수원 시민의 미소는 서울의 것과 달라보였다.

 

제각기 다른 걸음으로 산책하는 이유는 삶의 중심이 제각기 다른 까닭일 테다. 위태로우면 빠른 걸음, 평화로우면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 줄타기와 삶이 다르지 않다. 오늘은 느린 걸음, 차분한 심호흡 같은 걸음으로 흘러들어오는 가을을 느꼈다. 스승님과 선배님, 다른 삶을 살아가도 사진만큼은 내려놓지 않았기 때문일까. 오래 기억될 만한 출사였다. 노릇하게 잘 구워진 붕어빵, 노오랗게 잘 익은 단풍잎, 햇빛이 미끄러지는 밝은 미소가 찬란히 빛나는 이 가을을 떠올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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