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글쓰기 8

분홍빛으로 물들어야만 봄이 아니잖아요

▼ 산책하다가 함께 듣던 음악 봄이 오기 전에 봄을 보려는, 나의 겨울 루틴 2-3월쯤 봄을 앞둔 시기가 다가오면, 어김 없이 벚꽃나무 손끝을 살펴보러 사진 산책을 나섭니다. 강북구와 도봉구를 가르는 우이천의 가로수는 대부분이 벚꽃나무에요. 5월이면 벚꽃을 전부 떨어뜨리고 연두색 잎사귀를 더욱 무성히 하는데, 11월 늦가을이 되면 주변 친구 나무들도 낙엽을 거름삼을 때 우이천 벚나무는 쓸쓸하기 그지없는 모습입니다. 매운 겨울 바람에 몸을 오돌오돌 떨다가 벌써 새해야 새삼 놀라며 우리우리 설날을 보내고 나면, 그런 모습도 잠시. 벚나무 나뭇가지의 손톱이 자라나 있어요. 언제 이렇게 준비했어~? 감탄이 절로 흐르죠. 이름이 주는 특별함 우이천을 가까이 하면서 저도 모르게 자리잡힌 루틴입니다. 이밖에도 다른..

기록 2024.02.21

쓰기와 말하기는 한몸이다-토지 2부를 닫으면서

#토지 2부를 닫는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7월 현재까지 어느새 8권을 열었다 덮었다. 2부까지는 객기를 부려 읽었지만 이후부턴 놓지 못해 읽었다. 재미도 있고 우리말의 관점에서 배운 게 많아서다. 1부를 닫을 때와 또다른 느낌이다. 1부를 덮을 땐 생소하고도 유려하고도 예쁜 표현에 주목했다. 지금 2부를 닫고서는 문장과 행간이 눈에 띈다. 오랜 기간 독서한 것에 비해 배움은 단촐하다.' 쓰기와 말하기는 한몸'이라는 점이다. 수집한 문장을 낭독해 보면 발음이 편안하다. 연달아 발음하기에 어디 하나 튀지 않고 부드럽다. 다음은 8권의 한 대목이다. '장은 풍성했다. 시장이란 언제나 풍성한 곳이지만 겨울을 겪고 무르익어가는 봄날의 장거리란 태양빛과 더불어 신선한 생명에의 향기다. 언제나와 다름없는..

서재 2021.07.11

메마른 글, 생기 돋는 글_스승님과 알뜰살뜰 말글살이

나의 글은 어느새 메말라 있었다. 지식을 쌓기 위한 노력이 되려 글쓰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사회과학 서적만 열심히 들여다본 것이 그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번역서로, 짜임새 있는 정보였지 살아 있는 글은 아니었던 것이다. 내 말글살이에 물을 주고 있는 줄 알았으나 오히려 해를 가하고 있었다. 표현은 보고 듣고 소화한 만큼 배출되는데, 나도 어느새 건조한 문체로 글을 쓰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어떻게 하면 글에 생기가 돋을까 거듭 고민했다. 절실했다. 고민을 방치하지 않고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차근차근 해결하기로 했다. 운이 좋게도 달포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독서모임을 가졌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2012, 마로니에북스) 전 권을 스무 개월에 걸쳐 읽기로 계획했다. 독서모..

기록 2020.11.02

잠시 책을 내려놓아야 할 때, 글쓰기를 멈추어야 할 때.

어느 날, 나 자신을 돌보기보다 독서가 앞서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훗날 내가 원하는 '나'가 목적이고 독서는 수단(방법)이어야 하는데 어째 책을 읽는 것이 목적으로 뒤바뀐 느낌이 들었다. 독서와 한 몸인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쓰기가 자신을 앞서 나는 없고 오로지 쓰기만 남아서는 안 된다. 내가 없는 독서와 쓰기는 공허할 뿐이다. 그러니까 나를 먼저 살펴야 한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가.', '나중에 내가 원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 답을 붙여보고 살펴보고 돌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읽기와 쓰기 간에 비율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이것 또한 나를 살피면서 알 수 있다. '아, 이 정도 읽었으면 쓰기에 집중해야겠다.', '아,..

기록 2020.08.31

『나는 말하듯이 쓴다』첫인상_강원국 지음

이 책과 인연을 맺기로 결심한 이유는 다음 세 가지다. 첫째, 나도 말하기보다 줄곧 들어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에 이미 공감했다. 둘째, 이미 말하듯 쓰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접하고 우리말 쓰기에 더욱 정성을 들였다. 내가 쓴 글에 섞인 일본식 토씨와 중국말을 골라내는데 신경 써 왔다. 우리말 글쓰기에 앞장 서신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 쓰기』 일부 내용과 강주헌 번역가 선생님의 《국어다운 번역을 위하여》를 곁에 두고 공부했다. 셋째, 언어의 중요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말과 글은 뇌에서 출력한다. 혀와 손은 머리가 통제한다. 정신이 언어를 대변하고 다시 언어가 정신을 다스린다. 민족정신의 표상이기도 하다. 한 언어학자의 명언으로 말하기와 글쓰기에..

서재 202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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