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카페

갈십리, 여기에 정말 카페가 있는 거 맞아?

몽비, 2021. 3. 20. 12:48

오랜만에 군대 친구들과 시간을 가졌다. 이게 벌써 얼마만이야? 말 나온 김에 캘린더를 뒤져 보니 작년 7월에 만남이 마지막이었다. 그 사이에 한 명은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취업을 걱정하고 있다. 나는 어제 1차 채용에 떨어져 쓴 맛을 보고 있다.

 

왕십리역 6번 출구 앞에 순곱이네에서 순대곱창전골로 저녁을 부시고 카페로 향했다. 왕십리는 뭐가 많을 것 같으면서도 없다. 다행히 즐겨찾기 해 둔 카페가 있었다. 갈십리였다.

 

지도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가는 길이 왕십리 맛골목이라 여기에 카페가 있는 게 맞나 의심했다. 이 일대를 모르는 사람이 아닌데 여기에 정말 카페가 있다고? 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어 정말 있네.


영업시간
매일 11:00 ~ 23:00

휴무일
연중무휴 (명절은 인스타 공지)

 

최근에 면접 쓴 맛을 봤기 때문에 달달한 커피를 주문했다. 마침 시그니쳐 메뉴로 시그니쳐 라떼가 있길래 주저없이 주문했다. 음료는 직접 가져다 주신다. 종업원 분들이 굉장히 친절하시다.

 

 

지상 1층과 2층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지하 1층도 있다. 남자 셋이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민망한 곳이다. 커플로 전직하고 들어서야 하는 곳이다. 지하 작업실 같기도 하고 전시장 같기도 하다. 여자 원피스 사진을 찍으면 어울릴 만한 곳이다.

 

 

2층에 올라와 앉고 주문했던 커피와 디저트를 받았다. 잔부터 조명,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룬다. 분위기 정말 좋다.

 

시그니쳐 라떼는 조리퐁 국물 맛이다. 맛있다는 의미이다. 이 글을 읽고 주문하실 독자분께 죄송하다. 당신은 이미 조리퐁 밖에는 생각이 안 날 것이다.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그럭저럭이다. 위에 태운 부분의 풍미가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혜화 '청춘작업실'(아 지금은 없어졌다...)이 제일이고 쌍문역 근처 '도봉관'(서울 도봉구 노해로 261 1층)이 그 다음이다. 마침 우리는 취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나이를 들수록 예민해짐(sensitive)을 공유하고 있었다. 취향이 느는 거겠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다. 짧은 만남인 만큼 아쉬움이 남지만 아쉬움을 다음 만남의 추진으로 삼아야겠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에서 매번 주제가 바뀌는 것이 흥미롭다. 나이를 들수록 삶의 중심이 되는 소재가 다르다. 모두 취뽀하고 난 뒤에 또 어떤 주제가 오갈까. 연애일까? ㅎㅎ. 다음 만남에 호기심을 포개어 두고 오늘을 마무리 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