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카페 14

뜻밖의 생일 선물_수유 카페 키치(Kitsch)

오랜만에 내 안식처를 찾아갔다. 이게 벌써 몇 주만인가. 체감상 며칠 밖에 안 된 것 같았다. 사장님은 마스크 넘어 반가운 눈웃음으로 맞이해 주셨다. 눈이 입을 대신해 안부를 나눴다. 익숙한 멜로디가 한쪽 어깨를 쓸어내려 주고 실패 없는 디저트와 음료가 반대쪽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방문만으로도 위안이고 기쁨인데, 사장님은 집가는 길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셨다. 생일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서 탁 트인 우이천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서 포장지를 열어보니 감동이 있었고 감동 안에는 또 감동이 있었다. (진짜 열자마자 헤엑 하고 놀랐다.) 돌아갈 곳이 있으며 언제나 알아봐 주고 맞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그리고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 진심으로 관계를 맺는다는 것..

카페 2020.08.11

수유 카페 키치(Kitsch)_머무는 사람으로 완성하는 곳

뚤려 있는 한 공간인데도 각 섹션마다 각기 다른 소설을 펼쳐 놓은 느낌이다. 곳곳에 취향의 흔적이 보인다. 데스크와 의자는 물론 무심하게 펼쳐진 책, 툭 붙여진 그림, 이 공간을 메우는 오브젝트는 존재하지 않았던 조합으로 다른 하나의 장르로 다가온다.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느낌을 전달해 온다. kitsch, 카페 이름에 걸맞는 곳이다. 정말 잘 만든 건축과 공간은 비우면서 채운다고 했나. 이곳에서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친구들과 수다를 떨든, 머무는 사람에 따라 공간이 전달하는 느낌도 다른 것 같다. 누군가에게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어릴 적에 뛰놀던 다락방 같기도 한 곳.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김홍비(@kimhongbi)님의 공유 게시물님, 2020 1월 22 1..

카페 2020.08.11

수유 카페 키치(Kitsch)_누구나 공감할 첫인상

어쩌다 알게 된 카페라고 하기엔 너무 충격적으로 좋다. 지도에 알려진 위치를 보고선 정말 여기가 맞는지 의심했다. 여기에 카페가 있다고?? 정말?? 수유에 이런 곳이?? 나만 알고 싶은 인디밴드처럼 감춰두고 싶은 보금자리다. 생각도 정리할 겸, 마침 집 근처라 가볍게 길을 나섰다. 종로 3가 익선동을 우연히 방문할 적이 떠오른다.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 일찍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데 친구가 너무 늦어버리는 바람에 한 바퀴 돌자고 마음먹었다. 비가 오던 때라 귀찮았지만 나름 운치가 있어 걸음을 뗐다. 골목을 지나다 아름답게 빛나는 동화 같은 골목이 보이는 게 아닌가? 아니 무슨 고기 골목 건너에 이런 곳이 있나 했다. 을지로 카페는 대놓고 여기가 카페요 라고 알리지 않는다. 기대하지 않은 아름다움, 예기치 않..

카페 2020.08.11

상수동 이리카페(yri cafe)_영감 얻기 좋은 곳

작업 구상이 한창인 요즘, 오래 앉아 있기에도 편하고 작업하기 좋은 곳을 물색하는 중이었다. 친구와 만나기엔 한강 아래로 내려가기 싫었고 중간에서 만나기엔 서울역 주변은 썩 끌리지 않았다. 기분전환이 조금 필요한 것 같기도 했다. 신선한 기분이 줄어들면 머리도 굳을 것 같았다. 어떤 구석이든 이쁘고 매력적인 카페들은 참 많았지만 남자 둘이 앉아서 오랫동안 떠들만한 곳은 찾기 힘들었다. (시끌벅적하고 음악이 대화를 묻어버리는 곳이 아니었으면 하는데..) 종로와 을지로는 뭔가 작업과 어울리지 않았다. 둘 사이에 조그마한 테이블 하나 놓고 대화하는 느낌이다. 시선은 홍대로 향했지만 아, 우리 정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상수로 시선을 옮겼다. 내부 인테리어 사진을 보자마자 여기다 싶었다. 영감이 필요하면 영감이 ..

카페 2020.05.01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