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카페 14

신촌 카페, 미네르바에서 사이폰 커피를 맛보다_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원두 커피 전문점

커피와 책을 열심히 맛보고 있다. 커피원두 종류에 따라 어떤 맛이 나는지, 우리말은 어떤 멋이 있는지 음미하는 중이다. 여기에 곁들인 충분한 대화는 멋과 맛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커피와 책은 천천히 그리고 깊게 느껴본다는 점에서 자못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장소도 대화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유롭게 즐길 만한 곳이 필요했다. 이대와 신촌 주변에 차분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을 둘러봤다. 신촌 미네르바 카페가 떠올랐다. 다락방 같은 편안함이 느껴질 뿐더러 핸드드립은 아니지만 원두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네르바는 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원두 커피 전문점이다. 1975년부터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커피 추출방식 또한 특별하다. 사이폰..

카페 2020.11.05

어쩌다 산책_혼자 가도 좋고 둘이 가도 좋은 곳

사회조사분석사 2급 재수는 참으로 고됐다. 작업형 공부는 수월한 반면에 필답형 공부는 이해와 암기를 병행해야 하고 무엇보다 압도적인 암기량이 힘들게 한다. 그래도 필답형 40점 전적이 짐을 덜어준다.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느라 힘이 들고 지루한 게 컸다. 산책이 필요했다. 마침 친구가 휴가를 나왔다. 친구는 재작년 겨울부터인가 사진친구가 되었다. 혜화에 거주하는 친구는 나이많은 공군 아저씨다. 수유와 혜화는 행정상 구는 달라도 한 동네다. 그만큼 가깝다. 부담 없이 서로 카메라를 가지고 나오기로 했다. 어쩌다 산책을 떠났다. 본래 성수를 거닐기로 했으나 혜화에 머물기로 했다. 지겨울 만도 한데 동네 주민도 모르는 은밀한 장소를 찾았기 때문이다. 산책을 시작할 장소는 '어쩌다 산책'이다. 오늘 하루를 요약하..

카페 2020.10.18

수유 카페 키치(Kitsch)_청귤에이드(시즌메뉴)

@se_ah.art (세아) 작가님의 전시가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시즌 메뉴로 '청귤 에이드'가 등장했는데도 그간 맛보지 못했다. 다음 주면 촬영과 미팅이 좌르륵 자리 잡혀 있어서 더욱 분주하기 전에 카페를 들렸다. 작가님의 전시를 그냥 보낼 수도 없고 말이다. 주말이기도 해서 동생과 함께 움직였다. 가뿐히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언제나 좋은 분위기가 나를 맞이한다. 오늘은 멋진 남자 사장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여느 때처럼 음료에 디저트를 곁들인 주문을 했다. 꼭 청귤에이드를 먹어야 한다고 하도 떠들어 대서 동생은 자연스럽게 청귤 에이드로 이끌렸다. 동생과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청귤에이드를 맛보았던 것이다. 에이드가 얼마나 맛있겠냐고 의심을 품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기대는 했는데, 기대..

카페 2020.09.19

"우주 좋아하세요?"_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_수유 카페 키치(Kitsch)

"우주, 좋아하세요?" 수유 카페 키치 사장님의 아들 이름이 '우주'라는 걸 알기에 나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살피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하하, 저희 딸 말구요~" 나는 알쓸신잡에 등장하는 여러 박사님들을 통해 뇌과학과 물리학에 이미 매료돼 있던 터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탐독했기에 전략적 독서 목록에 들어 있는 「코스모스」(칼 세이건)에도 관심이 가득한 상태였다. 질문에 준비가 되있는 상태다. "네네! 물론이죠(?)!" 사장님은 감명 깊게 읽으셨다는 책을 소개해 주셨다. 책을 가지러 가는 도중에 「코스모스」를 언급하셔서 반가움이 밀려왔다. 그 밖에도 오래된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가 어우러져 책상에 풍미가 돌았다. 최근 블로그에 한 일화를 소개하기 위해 「인간관계론」을 참고하고 싶었는데 ..

카페 2020.08.11

수유 카페 키치(Kitsch)_스콘 맛집_쑥스럽스콘(신상 스콘)

쑥스럽스콘(실제 메뉴 이름) 주변에 전통시장이 곁에 있어서 그런지 카페에서 종종 어르신들도 찾아주시는 것 같아 보였다. 배려가 엿보이는 신메뉴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담백한 맛, 오래 머무는 맛이다. 나도 그만큼 이곳에 오래 머물다 가고 싶다고나 할까. 어떤 빵은 먹으면 저절로 미소가 흐른다. 맛은 뇌가 느낀다. 뇌는 감각과 감정으로 얽힌 기억을 부른다.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가 떠오른다. 두 번 연달아 포크질 해야 맛의 진가가 나타난다. 입에 넣으면 달달한 소보로와 은은한 쑥맛이 참 좋다. 멍때리기 좋은 맛이랄까. 혼자 고요히 사색하기에 훌륭한 동반자다. 이럴 때 만큼은 음료를 입에 넣어 방해 받고 싶지 않다. 이렇게 칭찬일색이니 스콘이 부끄러웠나보다 "이거 참 쑥스럽스코온~" [카페] - 수유..

카페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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