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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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쓰기와 말하기는 한몸이다-토지 2부를 닫으면서

몽비, 2021. 7. 11. 00:10

#토지 2부를 닫는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7월 현재까지 어느새 8권을 열었다 덮었다. 2부까지는 객기를 부려 읽었지만 이후부턴 놓지 못해 읽었다. 재미도 있고 우리말의 관점에서 배운 게 많아서다.

1부를 닫을 때와 또다른 느낌이다. 1부를 덮을 땐 생소하고도 유려하고도 예쁜 표현에 주목했다. 지금 2부를 닫고서는 문장과 행간이 눈에 띈다.
오랜 기간 독서한 것에 비해 배움은 단촐하다.' 쓰기와 말하기는 한몸'이라는 점이다. 수집한 문장을 낭독해 보면 발음이 편안하다. 연달아 발음하기에 어디 하나 튀지 않고 부드럽다. 다음은 8권의 한 대목이다.

'장은 풍성했다. 시장이란 언제나 풍성한 곳이지만 겨울을 겪고 무르익어가는 봄날의 장거리란 태양빛과 더불어 신선한 생명에의 향기다. 언제나와 다름없는 소음이 장거리에 가득 차 있다. 소리와 소리, 또 소리, 합쳐서 꿀벌들처럼 닝닝거리는 소리, 언뜻언뜻 귓가에 스쳐가는, 얼마요, 싸게 하시오, 금녀는 그 소리를 헤치고 들어간다.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눈에 익은 장사꾼 청인 할아버지, 모두 모두 착한 얼굴이다. 소리는 꿀벌의 나랫집처럼 생활의 활기찬 약동의 소리들이다.'

글의 호흡도 자연스럽다. 아름답기까지 하다. 극중 인물의 심리까지 묘사했다.
'~~적'이라고 퉁치는 표현도 잘 없다. 한자와 일본식 표현이 적다. 우리말일수록 쓰기도 읽기도 좋다.

좋은 글은 훌륭한 언어세계를 만든다. 이런 어휘로 내 언어의 토지를 다지고 있다.
#유시민 선생님이 #유시민의글쓰기특강 에서 토지 2부까지 읽어보라고 추천하신 이유를 깨닫는다.

나도 목으로 읽기보다 눈으로 읽고 있다. 언어를 체득하기 위해서는 낭독하고 써먹어야 한다. 그래서 더더욱 팟캐스트를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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