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좋아하세요?"
수유 카페 키치 사장님의 아들 이름이 '우주'라는 걸 알기에 나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살피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하하, 저희 딸 말구요~"
나는 알쓸신잡에 등장하는 여러 박사님들을 통해 뇌과학과 물리학에 이미 매료돼 있던 터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탐독했기에 전략적 독서 목록에 들어 있는 「코스모스」(칼 세이건)에도 관심이 가득한 상태였다. 질문에 준비가 되있는 상태다.
"네네! 물론이죠(?)!"
사장님은 감명 깊게 읽으셨다는 책을 소개해 주셨다. 책을 가지러 가는 도중에 「코스모스」를 언급하셔서 반가움이 밀려왔다. 그 밖에도 오래된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가 어우러져 책상에 풍미가 돌았다. 최근 블로그에 한 일화를 소개하기 위해 「인간관계론」을 참고하고 싶었는데 마침 이 책도 갖고 계셨다. 세상에. 순식간에 취향이 콤보로 맞아버리니 화색이 돌 수밖에. 최대한 침착한 척했다.
이렇게 저렇게 담소를 주고 받다가 알코올까지 겻들이고 그간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벌써 6개월 전, 내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적 이야기, 좋은 손님들 이야기. 술잔은 비워도 이야기 보따리는 비워지지 않았다. 그렇게 밖에 비가 오는지도 모르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정신 차리고 보니 6시간이 흘러 있었다. 인상 깊은 월요일이었다. 서로 고개 숙이는 인사가 가게를 나올 땐 악수로 변했다.
매번 느끼지만 우리 동네에 키치가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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