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대화하던 도중이었다. 순조롭게 이야기가 오고갔다. 그러던 와중에 문득 내가 말이 길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여러 이야기를 예로 들어 맥락을 이어갔는데, 순간 경각심이 들었던 것이다. 상대방이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내 입만 신이났었다. 가령, 전공이 다른데 내 전공관련 개념을 드리댔던 식이다. 자신이 신이나서 하는 이야기 도중에는 타인을 배려하는 것조차 잘 잊어먹는다. 애초에 친한 친구라면 내가 상대를 잘 안다고 착각하기 일쑤다. 그런 자만심 혹은 착각은 대상이 누구든지 그 사람과 불화를 일으킨다. (그러나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나는 곧바로 대화를 멈추고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친구는 이해했다며 괜찮다고 전해왔다. 그런데 나한테는 여전히 중요한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마침 인터넷 서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