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전시

아빠의 글, 딸의 답장_그려오네(@graea_oh_nae) 작가님의 전시_수유 카페 키치(Kitsch)

몽비, 2020. 8. 25. 19:13

위로는 글쓰기로 다가오기도 한다. 가슴 안에 가득찬 응어리를 종이에 꾹꾹 눌러담으면 어느새 위로가 문을 두드린다. 솔직하게 적어 내려갈수록 평온함과 가까워진다.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는 독자에게 많은 공감을 얻는다.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언제 내 머릿 속을 다녀갔지?" 우리네 삶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는 글쓴이의 진심에 위로 받는다. 글쓴이의 용기를 읽고 박수를 보낸다.

 

 

그려오네 작가님의 자화상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 여인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그려오네 작가님의 자화상이다. 솔직함의 표상이 아닐까 묵상해 본다.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 헤치겠다는 의지가 아닐까. 그런데 무언가 익숙하다. 비단 작가님의 자화상을 보고 있는 것만이 아닌 것 같다. 작가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번진다. 캔버스는 순간 거울로 변한다. 나의 자화상으로 보인다. 내 안에 내재된 연약한 모습과 내가 나를 사랑하는 모습이 혼재돼 비친다. 발가벗은 내 모습과 마주하는 것이다. 작가님이 먼저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꺼내주신다.

 

작가님도 위로 받고 용기를 얻은 사연이 있다. '아빠'의 담담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마주하고서 말이다. 아버지가 차곡차곡 쌓아 온 글을 읽고 훗날 딸은 생기를 얻고 다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글씨로 남겨진 아버지의 자국은 카페의 가장 안쪽에 펼쳐저 있지만 먼저 둘러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내밀하고 깊은 감상을 원한다면 부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자.

 

 

 

솔직하려면 부단히 성찰해야 한다. 성찰은 경험에서 온다. 산전수전 겪은 자신만의 일화는 작품이 된다.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삶이라는 원석이 경험이라는 풍파에 다듬어져 보석이 된다. 아버지의 글이 그렇고 카페 키치 곳곳에 놓여있는 작가님의 작품이 그렇다.

 

Keep Living and Moving.

영문법상 -ing는 동명사다. 진행의 의미도 갖지만 과거의 의미도 지닌다. 과거부터 경험한 행동이었음을 나타낸다. 제목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당신이 노력해 온 행동은 남들과 조금 다를 수 있을 뿐, 틀리지 않았다. 비교하지 말고 당신만의 길을 걸어라. 정진하라. 늘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해 나간다면 이룰 것이다. 최소한 내가 응원한다. 우리 모두, 여기 모여 위로하고 힘내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자.'

 

작가님은 새로운 시도를 '덧붙여'왔다. 자체가 자신만의 세계로 '굳어졌다.' 열심히 노력하신 결실이다.

 

작가님이 즉석에서 선보이는 여러 액션 페인팅은 우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우연히 마주친 우리는 드넓은 우주의 별을 닮았다.

"왜냐하면, 아름다운 당신은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위로는 관찰로 시작한다. 관찰은 관심으로 옮겨간다. 눈과 더불어 마음이 반응하는 것이다. 자신을 관찰하고 성찰한 사람이 위로할 줄 안다.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해왔기 때문이다. 나를 잘 알려고 노력하는 만큼 남도 잘 알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본인을 잘 아는 사람은 나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제 자신을 위로할 차례다. 지금 내 마음은 무슨 색인가. 어떤 모양인가.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은 어떻게 생겼는가. 커피 한잔하면서 잠시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 보자. 솔직하게 표현해 보자. 나쁜 건 없다. 카페 내 드로잉세트를 이용해 손이 가는 대로 그려보자. 출입문 옆에 있는 방명록에 적어도 좋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꽃은 결코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Keep Living and Moving.
@graea_oh_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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