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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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우리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과학적 이유_『운명의 과학』_한나 크리츨로우

몽비, 2020. 5. 16. 23:34

<책을 덮고 바로 적는 독후감>

그동안 읽었던 도서들의 내용이 여기저기 등장한다(넛지, 이기적 유전자,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12가지 인생의 법칙). 그럴 때마다 뭔가 반갑기도 하고 책 내용이 현재 내 시기에 적절한 인사이트를 건네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최신 신경과학을 바탕으로 나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권한다. 운명은 바꿀 수 있다.

 

 

저자 한나 크리츨로우는 총 8장에 거쳐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초반에는 뇌과학이 우리의 실생활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먹는 것, 보는 것, 사랑하는 것 등 뇌가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로를 최신 과학적 정보로 뒷받침하면서 속속들히 밝힌다. 동시에 우리가 실제로 의식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드물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객관적 사실을 전해들은 사람들의 반응을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듯이 알려준다. 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없으니 무기력을 얻거나 되려 이기적으로 돌변하는 극단의 반응까지 보인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가 본성이라고 부르는 것들 조차 허구이며 대부분 뇌속에서 일어나는 신경반응의 결과라고 알려준다. 충격이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 매커니즘을 알아가는 흥미도 있으면서도 어딘가 석연치 않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6장부터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은 결국 언어라고 주장하며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집단의식과 같이 인간은 신념이라는 것을 지니게 되고 이것은 사회적으로 큰 힘을 지니면서 무수히 많은 변수를 생산한다고 전해온다. 유전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사람 숫자만큼 무수히 많은 인격과 개성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목 자체가 큰 이슈였던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 '우리는 생존기계다. 유전자라고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를 맹목적으로 보존하도록 프로그램된 로봇 운송수단인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우리가 유전자를 나르는 기계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주장해 오다가 마지막엔 밈meme이라는 용어를 처음 등장시킨다. 인간의 다양성을 유전 정보로 전부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와 더불어 한나 크리츨로우의 주장도 결을 같이한다.

 

저자는 신경과학으로 입증된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미 유전적으로도 운명이 프로그램 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뇌의 지도를 그려나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를 알면 알수록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를 연민과 이타주의적 행동에 정당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필요성을 강조하고 결국 이러한 영향이 이 땅을 밟고 있는 모두에게 선한 작용을 이끌 수 있다고 제언한다.

 

저자는 운명을 수동적에서 능동적인 개념으로 바꿨다. 이 바탕에는 뇌과학, 신경생물학, 후생유전학 등 셀 수 없이 많은 연구가 자리잡고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섣불리 일반화하여 특정 이익을 추구하는 일을 경계하고 우리 삶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다. 운명의 과학으로 시작해 연민의 과학으로 매듭짓는다.

 

나는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 오히려 확신을 얻게 되었다. 6장부터 마지막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은 이성과 감성을 가로지르며 감탄을 내뱉게 했다. 저자가 신경과학을 바탕으로 결론을 낸 연민과 이타주의의 과학이 세상에 기여하게 될 바램을 위해 독자인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일독을 권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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