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렌즈를 좋아하세요?"

얼마 전 그려오네 작가님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첫 번째 전시를 무사히 마치시고 카메라를 따로 장만하고 싶으시다고 의뢰하셔서 남대문을 찾았다. 그곳엔 내 단골샵이 있어서 이미 예산에 맞는 카메라를 알아뒀다. 작가님은 접사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대부분 브랜드의 번들렌즈는 어느 정도 성능이 받춰주고 최소 초점거리가 짧은 편이라 웬만큼 간이 접사가 된다. 이런 점이 작가님에게 잘 들어맞아 소니 a6000으로 결정했다.

 

근처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카메라를 사용해볼 겸 카페로 향했다. 내가 카메라를 산 것도 아닌데 설레었다. 처음 카메라를 구입했을 당시를 회상했기 때문이다. 스무살에 남대문에서 발품을 팔았던 기억이 선하다. 첫 카메라로 5D와 60D 사이에 고민했다. 결국 5D를 선택했다. 

 

작가님은 내게 줄 선물로 내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주셨다. 앞에서 직접 보고 있자니 쑥스럽고 감사했다. 나도 그려 드렸다.

그림을 완성하시고 사진을 남겨가셨다. 접사렌즈를 구입하고 싶다는 작가님의 말이 와 닿았다. 화폭 하나가 여러 화폭으로 확장됐다. 분명 하나의 그림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으니 다른 세계와 디테일이 담겼다. 이따금씩 매크로 렌즈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기도 했다. 이러다가 백마엘을 지를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