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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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전시 읽기는 선물 주고 받기다_그려오네 작가님 첫 번째 전시

몽비, 2020. 10. 3. 23:34

상대의 표현을 읽고 있노라면 상대의 언어가 어느새 내게로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보슬비처럼 오다가 어깨를 적신다. 보고 경험한 그림은 머리와 가슴에 남는다. 완벽한 상으로 맺히지는 않지만 최소한 자국을 남긴다. 자신을 그리는 문양이자 하나의 선(stroke)이 된다.


그림자에 적힌 글씨가 보인다. 어쩌면 마음 깊숙이 남겨진 말일 수도,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말일 수도. 양서처럼 완성도 높은 일기가 어디있나. 그냥 적어 내려 가는 것이 일기 아닌가. 무심코 그은 저 선이 내게 와 닿는다.

 

카페 키치에서 첫 번째 전시를 결심한 그려오네 작가님. 좋은 인연으로 만나뵙고 이야기할 기회를 가졌다. 작가님의 그림은 감상자에게 말을 건네오는 느낌을 준다. 일반적인 그림을 벗어난 양식도 한몫한다. 그림의 군데군데 비어있는 여백이 통로로 작용한다. 작가님 아버지의 유품과 이야기도 같이 전시되어 있었기에 나만의 해석을 포스팅으로 남겼다. 작가님은 내 포스팅에 감사를 전해오셨고 답례로 포스터 선물과 더불어 제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주셨다. 나 또한 전시를 읽어 내려가면서 위로를 받았다. 사실 선물은 작가님이 주신 것과 다름 없다. 그렇듯 서로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 선물을 줄 수 있었다.

 

기꺼이 감사를 표현해 주신 @graea_oh_nae 작가님께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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