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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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독서하는 뇌는 없다_『어떻게 읽을 것인가』_고영성 지음

몽비, 2020. 7. 13. 22:05

  저자는 독아(讀我)부터 엄독(奄讀)까지 이르러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차근차근 들려줍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마음가짐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책을 펴면 그렇게 지루할 수가 없습니다. 시력이 나빠지는 건지 졸린 건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독서하기가 어찌나 지겹고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머리가 나빠서 혹은 굳어서 그런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애시당초 독서하는 뇌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인류는 진화론적 관점으로 언어를 읽고 쓰는데 오래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인쇄 기술의 발전을 가져온 지 고작 500년이 채 안 됐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아주 짧은 시간입니다.

작가님은 아마도 자신의 머리를 탓하는 초보 독서가들의 마음을 예견한 듯 보입니다. 준비한 이야기가 이어 등장합니다. 사실 이 책의 핵심입니다. 우리의 뇌가 가소성을 가지고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나는 변할 수 있다.' 는 믿음 즉, 성장형 사고방식이 우리의 정체성을 통틀어 변화시킨다는 겁니다. 모두가 얕잡아봤던 마음가짐이 변화의 비밀이었습니다. 이제 책을 펴고 의자에 앉을 차례입니다. 독서를 알고 나를 알았으니 읽는 데 위태로운 일은 없을 겁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듭니다.

 

  책을 읽는 세상 모든 이가 덕을 보고, 더 나아가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이 책을 쓴 이유였다고 지나가는 한 문장으로 남겼습니다. 이미 프롤로그에서 독서법 강의 의뢰가 책을 쓴 계기라고 밝히셨지만 고영성 작가님의 선한 리더십이 스며들어 시작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뇌과학,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을 통틀어 독자들을 설득하지 않았을 겁니다. 자연스레 『완벽한 공부법』(고영성, 신영준 지음. 로크미디어)이 떠올랐습니다. 완공을 독서하면서 받았던 긍정 에너지를 뇌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완공을 재독한 느낌이랄까요. 당당히 최고 지침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어른을 만났을 때 가장 멋진 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 제 자신이 존중받는 느낌을 받을 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제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시고 차분하고 지혜롭게 설득해 주시는 분. 그런 분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런 멋진 어른입니다. 무조건 읽으라고 타이르지 않습니다. 다독(多讀)편에서 본래 인간은 독서하는 뇌가 없다고 다독여 주듯이요.

아, 어디 이런 교양수업이 없을까요. 인생 교양과목으로 손꼽았을 겁니다. "책 읽으라고!!" 하는 조언 중에 가장 부드러운 설득이 담긴 책이었습니다. 대학으로 상황을 바꿔보자면 고영성 작가님은 따라다니며 배우고 싶은 교수님입니다. 그러고 보니 작가님이 추천하신 책 중에 『운동의 힘』은 "운동해!!" 라고 얘기하는 것 중에 가장 부드러운 설득을 건네주고 긍정적인 세계로 끌어들이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네요.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읽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지만, 읽어야 할 이유는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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