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서재

#7days7covers 6일째_다시, 나무를 보다 (신준환 글, 사진)

몽비, 2020. 7. 6. 11:21

[7일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좋아하는 책의 표지를 올립니다. 설명도, 독후감도 없이 이미지만 올리고, 하루 한 명의 페친에게 이 챌린지에 동참할 것을 권유합니다. 이 챌린지가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여섯 번째 책은 신준환 저(글, 사진)

<다시, 나무를 보다> 입니다.

 

신준환 선생님은 국립수목원장 자리를 30여년간 역임하셨습니다. 글을 읽고 있으면 정말이지 숲을 거니는 느낌이 듭니다. 편안합니다. 우리말을 잘 살린 글이라 표현이 절묘하고 맛이 좋습니다. 기억해 두고 싶은 표현이 많아 연필로 표시한 흔적이 많습니다. 글자를 읽는데 사람이 보이고 인격이 느껴집니다.

 

언젠가 학교 후배가 저를 보고선 저만치 서있는 소나무 같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모나지 않고 우직하게, 항상 녹색 적막의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습니다. 칭찬이라 생각하고 미소로 화답했던 것 같습니다.

 

내 자신도, 우리의 삶도 나무와 식생을 닮아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혜와 행복도 항상 곁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이 책을 접한 장면이 생생합니다. 4년 전, 서점에 들렀는데 원래 있어야 할 곳에 책이 없어 뒤적거렸습니다. 설마 여기에 있나 하고 열어봤던 책장 가장 아래에 서랍을 열었습니다. 이 책이 한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찾던 책은 포기하고 바로 이 책을 구매했습니다. 표지도 그렇고 보기 드물게 디자인에 신경 쓴 책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가장 마지막 내용이 기억에 남아야 하는데 전 아직도 첫 장의 내용을 잊지 못합니다.

 

'나무는 커갈수록 점점 더 혼자가 되어간다. 나중에 엄청난 크기로 자라면 엄청난 적막을 이겨내야 한다. 이런 적막은 묘한 울림을 자아내어 바람을 조금도 느끼지 못해도 가지 끝은 우주의 율동을 감지한다.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아도 그만큼 내려앉고,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가도 그만큼 떨린다. 고요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성찰의 힘이다.'

 

책을 읽으면 뭐가 바뀌기나 하나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어 내려가며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찰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나같은 나를 만들지 않나 싶습니다. 자신과 대화할 시간이 없다면 내 자신도 없는 것 같습니다.

 

_이 챌린지가 페친에게 동참을 권유하지 않아도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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