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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거인의 노트』, 『파서블』 관점에서 본 사진기록 (요약 메모 공유, 오남 카페 - 실버팟)

몽비, 2024. 2. 11. 22:21

하루 기록: 2024.02.10.토

기록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본 사진기록(아카이빙)

작년 늦가을쯤 우연히 유튜브 <김교수의 세 가지>라는 채널을 접했다. 진정한 메모는 생각을 담은 메모다 라는 주장을 듣고 흥미로워 몇 달간 틈틈이 영상들을 시청했다. 잊어버리려고 하는 메모, 받아 적은 메모, 옮겨 적는 메모 등 자기 생각을 적셔 적은 메모를 하지 않은 이상 각인효과도 없어서 기억이 안 날 뿐만 아니라 다시 보지 않는다고 한다. 핵심을 찌르고 양심을 찌르는 말이다. 그만큼 공감하는 내용이다. 인터뷰어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매일같이 사진을 남기는 현대인으로서 영상의 내용을 점점 깊이 들여다 보았다.
 
채널을 운영하는 김익한 교수님은 대한민국 제1호 기록학자, 실은 앞으로 이야기할 내용은 학자라는 권위를 옆으로 살짝 비껴두고 얘기할 거리다. 김교수님은 요동치는 인생의 파도를 기록으로 잠재우고 자유와 평화를 찾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이야기 하고 싶고 책도 펴보고 싶고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써 활용하고 싶은 나로서 기록의 관점으로 사진기록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스마트폰으로 남긴 사진을 제외하고 DSLR로 담은 사진은 연도, 월, 일별로 정리하고 폴더명은 '날짜, 키워드'로 정리한다. 아쉬운 건 하루에만 정리하고 보정을 미루거나 다시 잘 안 보고 요약(주간, 월간, 연간 사진 추려내기)을 안 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사진만 1TB가 쌓이지······. 반성한다.

메모만큼 자주 언급되고 그만큼 중요한 단어가 '키워드'이다. 흔히 쓰는 말인 만큼 참된 의미와 중요성을 잊고 있었다. 키워드는 외부에서 오는 기록을 요약하는 기능을 하며 나중에 생각이 들어갈 틈을 내준다. 내부에서 나의 잠재력을 묻혀 등장하는 것도 키워드이다. 작년 12월 초에 발간된 『파서블』을 먼저 알았지만 본래 순서대로 『거인의 노트』를 먼저 완독했다. 『거인의 노트』는 기록의 의미를 전체적으로 설명한 저서, 『파서블』은 일상에서 기록을 실천하는 활용서인데, 마침 '대화 기록'이 포함 돼 있어 인터뷰에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다시 만난 블로그

그러니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고 블로그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스타그램은 이제 SNS(Social Network Service)라기보다 애초에 사진, 영상 친화적인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등장한 쓰레드는 글자 수 제한이 있어서 은근 불편했다. 다 그렇다 해도 나의 생각이 자라나고 굳어지는 만큼 온전히 내게 집중하는 기록, 자랑하지 않는 기록을 하고 싶어지는데, 그래서. 블로그가 다시 떠올랐다. 

의미 있는 기록

메모, 키워드는 애당초 나의 생각을 적신 것이어야 한다. 기록은 결국 내가 주도하고 선택한 의미의 집합체다.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기 좋아했던 나는 한 5년 전부터인가 제목 없이는 사진을 업로드 하기 꺼려했다. 촬영 할 때부터 그럴 듯하게 찍는 사진은 줄이고 머릿속 마음속에서 상념이 문장이 스치는 장면이었을 때 셔터버튼을 눌렀다. (절대 귀차니즘 영향을 받은 게 아님). 그래서 한동안 피드는 캡쳐하듯 멈춰 있었다. (스토리의 등장과는 별개······.)
 
인터뷰를 한다는 이유만이 내가 진정한 기록에 집중하는 건 아니다. 평소 온라인 강연과 지식, 오프라인 전시관람 등 많은 인풋을 들였는데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 하고 소비에 그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사람>이라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두 차례 전시를 준비하고 열어보니 기록의 중요성을 절절히 느낀다.

공간과 대화

『파서블』은 오남 호수 둔치에 있는 '실버팟'이라는 카페에서 마지막 장을 덮었다. 다시금 목차를 둘러보며 생각나는 문장과 키워드로 요약했다. 어느새 구름도 걷히고 호수처럼 파란 하늘이 보였다. 데이트지만 서로 집중의 시간을 가지고 존중해 준 하늘이에게도 감사를 느낀다. 책을 완독하기 전 한 챕터 한 챕터 넘어갈 때마다 간간이 메모를 했기에 완독했을 때 책 내용이 온전히 체화되는 황홀함도 느꼈다. 별안간 창가를 타고 들어온 광선이 눈에 띄었고 카페 의자와 책상에 부딪히는 따스한 노을이 현재 내 마음처럼 느껴진다.
 
공간을 그럴 듯하게 찍은 사진은 많다. 큐레이팅에 그치는 콘텐츠가 대부분이고 자기 이야기가 빠진 경우가 많다. 공간을 기록한다면 대화기록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선, 카테고리, 그 무언가도 입체적인 콘텐츠로 Develop하고 싶은 건 아무래도 취향이다.(나만의 절대적 가치). 오늘 여려 의미가 있는 날인 만큼 하루 기록을 남긴다. 내면의 대화, 여자친구 하늘이와의 대화를 녹인 글이기도하다. 

 

한 달, 주간, 하루 기록

『거인의 노트』, 『파서블』에서 한 달은 꿈을 상상하고 구체화하는 최적의 기록기간으로, 주간은 꿈을 잘개 쪼개고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을 세우는 세분화한 기록기간으로, 하루는 유일한 오늘이면서 동시에 생각력을 발휘하여 오직 현재에 집중해 점을 찍는 기록 단위로 의미를 지닌다. 일상 기록, 매일 생성하고 생성되는 데이터, 특히 나에게는 사진 기록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응용하면 어떨까 싶었다.
 
서두에서 얘기했던 대로 하루에 찍은 사진을 날짜와 키워드로 정리한 것을 오늘을 정리할 때 다시 들여다 보고 삭제하고 주간을 돌아보고 사진을 추리고, 한 달, 나아가 일 년까지 돌아볼 생각이다. 벌써 몇 년씩이나 지나버린 사진들도 틈틈이 정리해야겠다. 특히 여행사진! 지인들 본식 사진! 연사로 찍은 사진들까지! 수많은 데이터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찔하긴 하지만, 적지 않은 경험을 한 만큼 과거에 쌓인 것들을 되돌아보며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잘 정리해서 사진집도 내고 또 다시 사진전도 열어야지.
 
특히 『파서블』을 덮으며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문장으로 오늘의 기록을 마친다.
 
 

“해석적 과거는 미래의 토양이 된다.”
“실행은 정리된 사고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내가 바라는 인생은 내 안에 있다.”

 
 
P.S. 블로그 좀 다시 해볼까 하다가 칼럼을 써버린 것에 관하여······.
 


 
▼ 『거인의 노트』, 『파서블』 요약, 메모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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