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비의 비망록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고 부끄럼 없이 살아보려는 사내

애견 동반 카페 7

"우주 좋아하세요?"_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_수유 카페 키치(Kitsch)

"우주, 좋아하세요?" 수유 카페 키치 사장님의 아들 이름이 '우주'라는 걸 알기에 나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살피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하하, 저희 딸 말구요~" 나는 알쓸신잡에 등장하는 여러 박사님들을 통해 뇌과학과 물리학에 이미 매료돼 있던 터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탐독했기에 전략적 독서 목록에 들어 있는 「코스모스」(칼 세이건)에도 관심이 가득한 상태였다. 질문에 준비가 되있는 상태다. "네네! 물론이죠(?)!" 사장님은 감명 깊게 읽으셨다는 책을 소개해 주셨다. 책을 가지러 가는 도중에 「코스모스」를 언급하셔서 반가움이 밀려왔다. 그 밖에도 오래된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가 어우러져 책상에 풍미가 돌았다. 최근 블로그에 한 일화를 소개하기 위해 「인간관계론」을 참고하고 싶었는데 ..

카페 2020.08.11

수유 카페 키치(Kitsch)_스콘 맛집_쑥스럽스콘(신상 스콘)

쑥스럽스콘(실제 메뉴 이름) 주변에 전통시장이 곁에 있어서 그런지 카페에서 종종 어르신들도 찾아주시는 것 같아 보였다. 배려가 엿보이는 신메뉴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담백한 맛, 오래 머무는 맛이다. 나도 그만큼 이곳에 오래 머물다 가고 싶다고나 할까. 어떤 빵은 먹으면 저절로 미소가 흐른다. 맛은 뇌가 느낀다. 뇌는 감각과 감정으로 얽힌 기억을 부른다.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가 떠오른다. 두 번 연달아 포크질 해야 맛의 진가가 나타난다. 입에 넣으면 달달한 소보로와 은은한 쑥맛이 참 좋다. 멍때리기 좋은 맛이랄까. 혼자 고요히 사색하기에 훌륭한 동반자다. 이럴 때 만큼은 음료를 입에 넣어 방해 받고 싶지 않다. 이렇게 칭찬일색이니 스콘이 부끄러웠나보다 "이거 참 쑥스럽스코온~" [카페] - 수유..

카페 2020.08.11

뜻밖의 생일 선물_수유 카페 키치(Kitsch)

오랜만에 내 안식처를 찾아갔다. 이게 벌써 몇 주만인가. 체감상 며칠 밖에 안 된 것 같았다. 사장님은 마스크 넘어 반가운 눈웃음으로 맞이해 주셨다. 눈이 입을 대신해 안부를 나눴다. 익숙한 멜로디가 한쪽 어깨를 쓸어내려 주고 실패 없는 디저트와 음료가 반대쪽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방문만으로도 위안이고 기쁨인데, 사장님은 집가는 길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셨다. 생일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서 탁 트인 우이천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서 포장지를 열어보니 감동이 있었고 감동 안에는 또 감동이 있었다. (진짜 열자마자 헤엑 하고 놀랐다.) 돌아갈 곳이 있으며 언제나 알아봐 주고 맞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그리고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 진심으로 관계를 맺는다는 것..

카페 2020.08.11

쿄드로잉 작가님 전시를 보고서_수유 카페 키치(Kitsch)

'나'는 나를 이끄는 것들을 수집함으로써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이 행동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그리고 색color일 수도 있다. 주로 눈을 통한 감각을 익혔던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조금은 알았다. 생각보다 내 눈과 손이 내 자신을 잘 표현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림은 사진보다 더하고 빼기가 더 분명하다. 그림은 내가 무엇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인지 사진보다 친절하게 속삭여주는 힌트같다. 내가 고른 색의 물감을 손가락 한 마디로 묻혀보는 행위에서도 느꼈다. 손가락 한 마디는 내게 여러 마디의 말을 걸어왔다. 같은 카메라를 쓴다고 해서 같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같은 도구를 쓴다고 해서 같은 그림은 더더욱 나오지 않는다. 벌써 두 번째 작가님이 전시를 마치고 다녀가셨다. 운이 좋게도 두 분 ..

전시 2020.08.11

수유 카페 키치(Kitsch)_전시를 만나볼 수 있는 곳_두 번째 전시 : 쿄 드로잉 작가님

내가 사랑하는 카페에서 쿄드로잉 작가님의 명함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아크릴 물감을 손으로 직접 문지르고 덧칠하는 작업이다. 나는 앞으로 꾸려갈 작업을 위해 명함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물감이라니 윽 긴장되고 망할까봐 겁이났다. 함께 참여한 친구도 조심스런 모습이다. 이윽고 작가님이, 저번에 찍어올린 내 사진에 감사하다고 전해오셨다. 쑥스럽고 부끄러웠지만 그덕분에 분위기는 부드러워졌다. 물감을 슥슥 칠하는 나와 친구의 모습은 마치 유치원생 같았다. 주제는 조화와 변화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사이에도 무수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데 이 경계를 누그러뜨리고 포용하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그리고 이전부터 나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색을 넣었다. 시간에 따라 나를 말하는 색이 변화했었다. 이렇게 완성해 보니 또다른 나를..

전시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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