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이끄는 것들을 수집함으로써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이 행동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그리고 색color일 수도 있다. 주로 눈을 통한 감각을 익혔던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조금은 알았다. 생각보다 내 눈과 손이 내 자신을 잘 표현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림은 사진보다 더하고 빼기가 더 분명하다. 그림은 내가 무엇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인지 사진보다 친절하게 속삭여주는 힌트같다. 내가 고른 색의 물감을 손가락 한 마디로 묻혀보는 행위에서도 느꼈다. 손가락 한 마디는 내게 여러 마디의 말을 걸어왔다. 같은 카메라를 쓴다고 해서 같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같은 도구를 쓴다고 해서 같은 그림은 더더욱 나오지 않는다. 벌써 두 번째 작가님이 전시를 마치고 다녀가셨다. 운이 좋게도 두 분 ..